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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워킹홀리데이

1. 내가 내 인생의 조종사인것을

하고 싶은 것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도 되냐고 누군가에게 물을 것인가? 왜 타인에게 묻고 안정감 얻으려 하는가. 

어제, 건오징어를 사려 클로니얼 플라자라는 곳에 있는 한국식품점에 갔다. 없었다. 가게도 엄청 작았고, 위치도 정말 안 좋았다. 일단 그 가게를 운영하는 아저씨가 정말 하나도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우릴 호주에 영영 사는 사람들로 안건지 호주는 여기와 다르게 살기 좋지 않냐고 하시더라. 그런 생각 하실거면 피지로 이민은 왜 오신걸까? 한국보다 살기 좋아서? 시설, 위생등은 한참 떨어지는 나란데. 피지가 아무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라고해도 그 안에 사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아닌거 아닌가. 반대로 살기 힘들고 각박하다는 한국에서 내 나름의 재미와 행복을 찾는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게 있을까 싶다. 이렇게 큰 행복속에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그건 정말 행복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이렇게 큰 불행속에 산다해도 내가 불행하지 않다면 불행하지 않은 것이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잘 차리면 산다는 말이 있지않나. 살기 힘들다는 한국에 들어가서 살아도 정신만 잘 차리고 올바른, 내가 생각하는 그 길로 가면 되는 것 아닐까. 요즘 개천에서 용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하지만 거의 없는 것이지 아예 없는것은 아니지 않나? 총알 단단히 충전해서 전진으로! 내 총알은 자신감과 추진력이다.


2. 재정적 안정 / 건강 / 권력 / 능력 / 직업의 안정성 / 리더십 , 인정 / 직업적 성장 / 성취 / 개인적 성장

이루고 싶은 꿈 100가지 써보기


3. 1.27 병원가는 차 안

목감기인지 뭔지 때문에 무지 고생중이다. 거의 일주일 째. 아프니까 의욕도 없고 뭘 하고 싶다는 생각도 안들고. 어시스트 카드가 있어서 다행이지. 100불가까이 되는 진료비를 어찌 감당하나. 얼른 나아서 피지에서 꿈꾸고 이 갈았던 그대로 살고싶다!

지금 이기는 심리학이란 책을 읽고 있는데,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 있었다.

명품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부족해 내 기대치의 자기 가치를 올리기 위해 명품을 사고 쓰고 두른다는 것. 또, 어느 누군가에게 항상 친절하며 자기 의견을 피력하지 못하는 사람도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라고. 무언가 목표를 갖고 시작하기 전 내 마음을 깨끗하게 닦고 가꾼 뒤 준비해야 한다는데, 난 자신감부터 키워야 할 듯 싶다. 방법은 잘 생각해보자.


4. 2.9(화) 

전에 쓰던 일기장을 다 쓰고 새로이 시작하는 새로운 일기장이다. 난 피지에서 호주에 온 이후로 일 없이 쉬고있다. (논다고 하는 표현은 너무 강할 것 같아서) 일 시작하면 돈 열심히 벌어서 저축해가야지!

오늘 아침 베이킹 준비를 하다가 문득, 정말 그냥 다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지금껏 살아왔던 습관, 일상대로가 아닌 그냥 정말 다른 사람인것처럼.

내가 멀리 하려는 것은 아예 모르는 사람처럼. 내가 하려 하는 것만 아는 사람처럼 말이다,. 이 말은 나 자신을 이겨내야 한다는 거겠지.

그냥 많은 생각, 고민 없이 행동하고 시행하는 것.

운동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 -> 고민없이 행동하고 싶다. 스쿼트 프로그램 다시 시작하기.


난 항상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하거나 이야기 할 때, 미래의 난 부자라고 얘기하며 또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 나는 상상해 본 적 없다. 미래의 난, 재력과 지위, 명예를 고루 겸비한 대단한 사람이다. 호주의 생활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갈 때, 난 의사소통이 가능한 영어실력을 소유하고 있으며, 듣고 쓰고 말할 수 있는 일본어실력, 근육 잡힌 단단한 몸을 갖고 있다.


하루의 일정 구성해보기 : 공부, 운동, 독서

일 안할 때

11시 취침 / 7시 기상 / 7시-8시 씻기 / 8시30분 - 9시30분 운동 / 11시까지 자유 / 11시-12시 아점(1일1식) / 12시-5시 공부. 자유시간 / 5시-6시 밥 먹는거 봐주기 / 6시-10시 공부 / 10시-11시 씻기


5. 2.11(목) 게튼, Lake Apex 근처 우리집, 더운 날

방금, 작년 다이어리를 들쳐봤다. 동아오토 일 할 때와 출국 준비하던 그때가 모두 적혀져 있는 다이어리. 참... 뭘 많이 먹고 샀더라. 그래. 산 건 잘 모르겠지만 뭔가를 많이 먹긴 했더라. 밥, 이런 건 괜찮다. 어차피 먹어야 하는 것이니까. 근데, 스타벅스는 뭔지... 외국나오려고 하는 그 상황에서 스타벅스라니 참. 참 잘 먹고 잘 영위했다. 웰빙과 힐링을 꿈꾸며 그렇게 아주 잘 살아왔다. 이젠 치열함과 치밀함을 배울 차례다. 난 이미 그것에 대해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 그럼 이제 실천할때다, 여기서도, 한국에 돌아가서도. "잘 살아보세"의 새마을운동을 생각하며 정말 잘, 살아볼때다. 그냥 그 때만을 바라보지 않고 미래를 생각한 뒤 행동하는 것. 


6. 2.12(금) 오후 11시 45분

방금 지와의 통화를 끝마쳤다. 약 50분간 통화. 주된 주제는 지의 고민. 그리고 듣기. 고민을 듣는 건 전혀 힘든일이 아니기에 기꺼이 듣고 내 나름의 조언을 해줬다. 지의 고민은 취업이었다. 구름이가 좀 크고 난 뒤, 어딘가에서 일을 하고 싶은데 두렵다는 것. 답답해서 일을 하고 싶다고 했지만 그것보단 돈이 제일 크겠지. 그러면서 회계 자격증을 물었다. 내가 뭘 갖고 있냐고. 난 전산회계1급, 전산세무 1,2급이 있다고 얘기했고, 그 어려운 걸 어찌 세개나 땄냐 놀랐다. 컴퓨터 자격증으로는 워드와 ITQ가 있다고 얘기했더니 자긴 엑셀시험을 세번이나 봤는데 떨어졌다고. 그래. 그럴수 있다. 그건 과거니까. 근데 지금, 결혼 전 자격증을 따두지 않은것에 대해 반성하고 후회하더라. 4년 전 회계학원을 다녔음에도 전산회계2급에서 떨어지고 엑셀 시험을 세번이나 쳤는데도 자격증을 따지 못한 그 과거를 지금 돌이켜 뭐하나. 지금 하고 싶은게 있다면 처절히 할 생각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빈번한 실패때문인지 자신감이 완전 바닥이었다. 지는. 누군가에게 "무슨 시험을 위해 공부를 하겠습니다."라고 얘기하길 두려워한다. 나중에 떨어지면 부끄럽고 초라해질게 뻔해 두렵다고 했다. 누군가 자기를 비웃을까 두렵다고 했다. 완전 이해한다 그 마음. 나도 그랬으니까. 근데, 그게 두려워서 아무것도 안한다면 뭐가 달라지는건가? 시험에 떨어질 게 두려워 그 자리에만 맴돈다면 그냥 그저 그 자리일뿐이다.

지가 후회하는, 결혼 전 자격증 따둘 걸 = 결혼 전 자리 잘 잡아둘 걸. 이 주제에 대해 난 최대한 후회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오피스텔 사무원으로 일하는 친구가 부럽다고했다. 근데, 그 사무원은 사무원이 끝이다. 더 이상 뭐가 있겠는가? 결혼하고도 하기 좋은 일이야, 여자한테 좋은 일이야. 라고 얘기했다는건, 그 사람도 평생 그 곳에 안주하길 원한다는 것 아닌가. 아직 서른도 안 된 나이에 평생 직장을 바란다니 참 나태하고 겁 많은 인간 아닌가.

나는 그렇게 살지 않는다.

하루하루 발전하며 내 잠재력을 믿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 하고 후회하지 않을 행동을 하는 그런 사람


7. 2.16(화)

농장일, 다시 원점이 됐다. 그래. 확실히 원점이라고 할 순 없다. 우리가 다시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연락해서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긴 하나, 1. 우린 세컨비자가 있고 2. 차가 있고 3. 호주 초기때보다 여유로운 돈을 가지고 있으며 4. 3월이 되면 시즌이 시작된다는 것도 알고 있고 5. 친구도 있다. 6. 필요한 걸 다 사둬서 목돈 들어갈 일도 없다. 7. 그리고 나의 경우는 한국에 돈을 보내야 하는 금액과 빈도가 현저히 줄었다.

요셉과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 신뢰가 안 간다는 것도 있고, 솔직히 무섭다. 호주 워홀왔다가 몇푼 더 벌려고 위험을 감수하고 싶진 않다. 알렉스 걔는 충분히 해코지 할 사람이란 말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농장을 찾고 싶다. 큰 농장. 돈 확실히 주고 그것에 관련된 서류 확실히 챙겨주는 그런 곳. 내년 6월, 그때까지 최대한의 돈을 모으며 내가 진정 하고싶은것이 뭔지 잘 생각해 보는 것.

나라는 촛불, 지금은 작을지 몰라도 나중엔 가장 크게, 오래 타오를 것이다. 지금 당당히 살자. 지금 이 순간을 감사히 생각하면서. 결혼은 나중의 일이다. 일단 나를 생각하는것이 중요하다.


8. 2.17(수) 너무 더워서 도서관으로 피신

정말 너무 덥다. 인간적으로 이건 정말 너무한다. 가만히 있어도땀이 줄줄 흐르고 기운이 쭉쭉 빠진다. 한국도 이렇게 더웠었나.

일단 난 다음주 월요일부터 일하게 됐다. 2월 22일부터 12월까지 안 쉬고 일한다면 43주를 일하게 된다. (12월 중반까지 한다고 계산했을시)

43주동안 평균 800불을 번다는 가정 -> 34,400 / 평균 900불을 번다는 가정 -> 38,700 / 알렉스에게 세금 환급 약 4000(가정)

쉐어 95, 생활비 85 계산시 주에 180 필요. 600씩 저축 -> 25,800 / 700씩 저축 -> 30,100

시즌 끝나고 바로 케언즈로 가서 6월까지 쉬지 않고 5개월, 약 20주씩 45,000 평균 800 -> 16,000 / 생활비 250 잡고 550저축 11,000

한국 돈 약 38,250. 약 4,000만원. 진짜 이 정도만 모아가도 완전 부자. 아니, 뭐 호주가서 2년동안 뻘짓한 건 아닌데. 2500-3000짜리 집 구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비하면서 버는 돈은 다 저축하기

난 지금 확실히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으로 가서 내가 내세울 경쟁력을 찾는 것. 그걸 내가 여기서 해야하는데 난 지금 게임에 빠져서는... 일단 책보자 여기서.



9. 세상의 경이로움 찾기, 나의 인생 돌아보여 경이로움 느끼고 감사하기. 나는 충분히 사랑받고 관심 받았으며 지지받았다. 나 나름의 방법을 생각해 우리가 행복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 우리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살겠다. 내가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아니, 솔직히 내 잘못이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내 탓. 오만했던 내 탓. 근데 지금도 이렇게 오만하다. 이 하루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유명한 연예인에게도, 대통령에게도, 부자에게도, 몸이 좋은 사람에게도. 물론 나에게도 똑같은 24시간이 주어진다. 지금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 어느 분야에서 특출난 사람들은 그 24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잘 생각해보자. 적어도 나처럼 핸드폰 게임을 하며 보내진 않을거다. 나에게 없는것에 대해 불평하고 부러워하지말고 그걸 가지려 노력해보면 어떨까. 너.


10. 내 인생개척과 업그레이드를 주제로 게임 시뮬레이션 짜보기

주제 : 새로운 인생을 사는것처럼 인생 타이쿤 / 인생을 개척하는 

닌텐도로 했던 게임 중 뚱뚱한 여자가 다이어트로 예뻐져 인기 많아지게 만드는 게임이 있었지. 그걸 되게 좋아했었는데, 왜였을까? 수치가 눈에 보여서? 매일매일 달라지는게 보여서? 난 가만히 앉아 손만 까딱거렸을뿐인데 그 여잔 운동하고 살빠지고 예뻐지고 그랬지. 대리만족을 느낀건가? 그래봤자 난 달라지는것도 없는데. 게임도 방금 지웠다.

나를 게임 캐릭터로 만들면 어떨까? 나를 게임의 주인공으로 생각해서 하루하루의 일정을 짜고 그걸 이루면 보상을 받는거지. 연예인처럼 하루를 살아보는 걸 한다면? 계획적인 하루를 보내는거지. 나를 어느 게임안에 있는 캐릭터처럼.

스케쥴에 넣고 싶은건 -> 지금 이 시대에서 뒤쳐지지 않는 능력과 그것을 보는 눈 만들기 : 잡지보기, 신문보기 등

일단 기본은 예쁘고 아름다운 나 자체의 모습이겠지.


11. 한국어 열심히 공부해 호텔에서 많은 돈을 벌며 일하려고 하는 일본인 A. 프랑스 워킹홀리데이를 가고 말겠다는 꿈과 국제자격증을 취득하려는 M언니. 어렸을 적 자신의 꿈을 위해 환골탈태 외모를 바꾸고 자기 꿈을 위해 전진하고 있는 E. 영어교육 자격증을 취득하기위해 어학원아 디니는 J언니. 영주권을 취득해 살고싶어 틈틈이 공부한다는 H. 다들 자신만의 목표와 꿈이 있다. 돈을 많이 모아 한국에 가야지 - 는 목표가 될 순 있으나 꿈이 될 순 없다. 한국에 돌아가서, 아님 한국이 아니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살고 싶은 생활을 한다면.

아직 한국으로 돌아기가까지엔 1년 넘는 시간이 있다. 내가 여기, 호주에서 진정 하고싶고 평생 함께 하고 싶은 내 일과 미래를 찾는다면, 돈을 많이 모아가는 것 보다 훨씬 더 좋겠다. 내가 정말 싫어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구분해본다면 대강은 알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내 계획은 여기서 돈을 착실히 모아가서 집을 구한 뒤 세무사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또 다른 길을 꿈꾸는 것. 이것만이 정답은 아니기에, 천천히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 바쁘고, 권력있고, 힘있고, 내세울 수 있고, 누가 들어도 인정하고


12. 2.29 4년에 한 번 있는 윤일이다

지금 난 걱정과 스트레스로 인해 머리가 아프다. 그 이유는...

1. 뉴팜에서 계속 일할 것이냐.

 - 안한다 : 지금 내 생각. 이유는 1. 돈이 너무 안된다. 하루 적어도 7시간, 주 6일 근무하는 코알라와 비교시 2. 날씨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는다. 3. 12월까지 근무할 자신이 없다. 6시간 일했는데 떡이 됐다. 4. 피킹까지 시킨다...

그만두는 것을 망설이는 이유는 : 1. 일자리를 당장 못 구할까봐 2. 짝지가 바깥에서 일하게 될까봐.

이것의 해결책은 : 1. 이번주 고구마가 끝나면 멀고위로 가서 컨택해본다. 사람을 구한다고 했고, 둘 다 쉐드에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원하는 것은 : 1. 긴 시간, 많은 시간 일하고 2. 둘 다 쉐드에서 할 수 있는 것


13. 3.12(토)

고민과 망설임끝에 뉴팜을 그만뒀고, 정말 운 좋게도 바로 다음 날 일을 시작했다. 바로. 코알라팜에서! 농장이 게튼, 투움바 두군데에 있어서 시즌없이 계속 일 할 수 있다는 이 곳. 컨트랙터가 있으나 중간에서 갈취하지 않는 이곳. 오늘로 9일째가 됐는데, 피곤하긴 하나 점점 적응되는 중. 세금 딱딱주고 연금까지 주는 이곳. 남은 워킹기간을 여기서 보낸다면 좋긴하겠다... 내년 6월에 한국에 돌아간다는 생각을 한다면.


14. 3.20 호주시간 7시 35분

어떤 꿈을 꾸고 번뜩 든 생각이 있었다. 이기적으로 좀 살아보자. 이 호주라는 나라까지와서 나를 아는 사람은 짝지밖에 없는 이 시점에서. 한국과는 다르게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 여긴 한국이 아니고 호주, 아예 다른 나라다. 내가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어렸을 때 어떻게 살았는지, 친구는 몇이나 있었는지. 이런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는거다. 여기서 내가 하는 행동과 말이 곧 나의 행동이자 성격이 될 것이다. 왜 과거의 나를 이기지 못하는 것일까. 과거의 나는 한국에 있다고 생각하고, 여기 이 나라 호주에서는 지금의 나, 새로운 나를 만들겠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조금 더 이기적으로, 나를 1번으로 두고 생각해보자. 아니, 무조건 그렇게하자. 나를 최우선으로 두고 나를 중심으로 모든걸 다 생각하자. 아끼면 똥 된다고. 내가 갖고 있는 좋은 것들도 팍팍쓰고. 그래서 내가 지금 이 펜을 쓰고 있나보다.


15. 4.3(일) 데이오프

요즘 외모로 스트레스를 받는건지. 내가 닮고 싶지 않았던 E의 모습이 나에게 보이는 것 같아 너무 싫어진다. 자신감없고 작은목소리. 뱃속이 아닌 목으로부터 나오는 목소리. 외모에 대해 신경은 쓰면서 변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내 모습. 자꾸만 작아지는듯한. 그리고 나를 스트레스 받게 하는 그 사람을 피하려고 하는 것.


16. 4.10(일)

요즘 : 일 점심 때 샐러드먹기 / 아침 - 커피, 견과류 / 점심 - 샐러드 / 저녁 - 보통식사

엔테론 하루 2알 * 2번 먹기 / 유산균 하루 한 알씩

오늘 아빠랑 통화했다. 아빠 목소리 들으면 울까봐 전화 못했었는데 오늘은 아주 씩씩하고 든든하게 전화를 끝냈다. 내가 아빠를 제일 많이 닮았고 강하다고, 난 많이 강하다고. 호주에 있는 동안 쉬는 날 여행 많이 다니라고. 아빠도 다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있으니 우리 서로 힘내자고. 다시 시작하자.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재산이 될 무언가를 여기서 꾸준히 하고 외국에 나와 있는 동안 여기서 누리고 즐길 수 있는 모든 걸 다 하자. 이루고 싶은 100가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17. 5.2 퀸즈랜드 노동절로 인한 데이오프

호주 세금법이 바뀌었다고 한다. 워홀러들을 비 거주자로 판단, 33%의 세금을 떼고 심지어 환급도 불가능하단다. 7월 1일부터 시행예정. 두 달이 남았네. 난, 당연히 냐년까지 이대로 여기 머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돈 모은데 집중도 안했고 영어공부 등에도. 내 여가시간을 너무 허투로 보냈었는데. 1년이 더 남았다는 생각에. 근데 그게 아닐수도 있다는거다.

바뀐 세금법때문에 한국에서의 급여보다 낮아지면, 혹은 비슷해지면 한국으로 돌아가는것이 현명해질 수 있기 때문. 올 7월, 두 달 뒤 한국으로 돌아가야한다 생각하니 숨이 턱 막힌다. 지금 통장엔 4000불 조금 넘게 있는데.. 내 목표는 열 배인데. 돈 없이 한국으로 가게 되면 전과 달라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냥 하루하루 먹고 살기 흠들게 사는 것 뿐. 한국으로 돌아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생각을 했었다. 세무사사무실에 입사할 수도 있지만 싫다. 남들이 몇년 씩 걸린다고 해도 난 몇개뭘만에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여기서 돈을 확실히 모아가려 했었다. 공부하는 그 기간 중 어떻게 생활해도 후달리지 않도록. 한국에 가서 처리할 것들을 다 끝내도 여유있도록.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건, 남아있는 내 시간들을 허투로 보내지 않는 것. 공부, 건강, 돈 다 잡아야 하는. 다 잡을 수 있게. 이 생활이 내년까지 유지 될 수 있을거란 보장이 없기에. 근데 진작 이렇게 살았어야했다. 진작 이렇게 깨닫고 하루하루를 알차게. 내 미래를 위해 쓰는 것. 진작 이렇게 할 걸. 지금 후회 해봤자 달라지는 것 없으니 지금부터 잘하자. 공부하고(영어, 한국사) 운동해서 기초체력 탄탄히 만들고 최대한 돈 안쓰기

세금법 바뀌기 전까지 두 달이라는 시간이 남았고, 뭔가 다른 방법이 있긴 하겠지만 전혀 확실하지 않다는 것. 애초 호주의 목표는 경험하기와 돈이었지. 돈의 비중이 더 크니 앞으로 조이고 절약해서 어찌될지 모르는 미래를 대비하자. 

전엔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갈 때 가족들에게, 친척들에게 선물을 하나씩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아니다. 내가 그렇게 해 줄 필요도 없고, 나를 챙기기도 바쁜데 누군가를 챙기고 싶지 않다. 그들이 나에게 해준게 뭐가 있다고. 그냥 나만 챙기자. 내가 하고싶은대로, 내가 살고싶은대로 그렇게 살자. 누가 뭐라 하던 그냥 내가 하고 싶은대로 그렇게 살자. 그러니 친척, 가족들에게 뭔갈 해주고 싶단 그런 생각은 하지말자.


18. 5.9(월) 평일의 데이오프

변경된다던 세금법이 1년 연기된단 얘기가 있다. 농업과 광업, 관광업의 반발이 너무 심해서라는데. 제발 1년만 연기됐음 좋겠다. 1년 연기면 내년 7월부터 시행이라는데 난 상관 없으니까. 호주에서의 2년 워홀 생활로 내 인생이 완전 바뀔거라 생각했던 내가 참 바보같다.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도 그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않고 혼자 그렇게 숨겨왔다던데. 왜 난 2년간의 생활을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인정받고 싶었던걸까. 이것 자체도 애정결핍의 한 증상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곳이 좋은건 시간이 많다는 것. 새벽부터 움직이기 때문도 있고.

4시 20분 기상 / 6시부터 일. 저번주 토요일의 경우 4시 30분에 끝

집에오면 넉넉 5시 30분 / 씻고 밥 먹고 7시 / 도시락 7시 30분 / 자는시간 9시-9시 30분

시간이 별로 없긴 하네... 장 보러 가게되면 더 많은 시간 소요

그냥 요즘 문득, 시간을 너무 허투루 쓰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19. 내가 나를 멀리서 보고 있는 듯 하게

내가 하나가 아니라고 생각해보기. 혼자가 아니라고 생각해보기

나라는 관찰자가 나를 주시하고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나를 이렇게 방치하지 않진 않을까.


20. 5.29

내 인생, 리셋하고싶다. 정말.


21. 아침 - 커피 1잔, 계란 1개

점심 - 채소, 바나나1개, 밀크티 1/2

저녁 - 밥 적게

운동은 ? 점프스쿼트, 제자리뛰기, 버핏테스트


22. 6.8(수) 데이오프 받은 날

98일째 일하고 있는 레터스팀에서 처음으로 데이오프 받은 날. 몸 상태도 좋지 않고 해서 흔쾌히 쉬겠다고 했는데 이게 앞으로도 쭉 반복되면 어쩌지. 그건 그 때 생각해봐야겠다. 내 인생 리셋하고 싶다는 저 문구. 너무 대충 살았던 나를 되돌아보며 쓴 저 문구. 1년 전에 썼던 아이디, 비번 까먹어 몇일 동안 헤맸던 게 너무 싫어서, 하루가 다르게, 아니. 항상 변함없는 내 모습이 싫어서. 외모도 마음가짐도... 5월 31일부터 일주일 넘게. 오늘이 8일차. 오트밀 먹는 중. 오늘 몸무게 재 봤는데, 700g 빠졌다. 더번주 토요일에 그렇게 퍼 마시고 먹었는데도 그 정도 빠진거면 쫌 좋은 듯. 

오트물 약 40g + 두유 + 시나몬파우더 조합으로 먹고 있는데 맛도 있고 배도 부르고... 최고로 좋은 건 화장실을 잘 간다는거. 이게 내 인생의 인생템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국가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오늘은 빨래, 빨래 개기, 방청소, 해리포터보기, 리젝트샵가기


23. 6.12(일) 밤 9시 35분

며칠새 내가 지금껏 살아왔던 날들을 돌아보고 싶단 생각을 하는 중이다. 그리 좋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왔는데도 그것에 대한 불평불만없이 지금껏 살아온 게 대단하기도 하고, 가끔씩은 그것의 결핍에 의한 문제점을 발견하여 개탄(?)스럽기도 하고.

이제는 기억속에 그저 묻혀버린 내 성장기를 다시 꺼내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부모님이 나를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고 난 또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싶다. 그 기억이 더 오래된 기억이 되기 전 꺼내 상기하고 싶고 그냥 내 인생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그 기회를 만들고 싶다. 노트에 다 쓰고 싶지만 양이 방대할테고 무엇보다 노트는 저장성이 노트북보다 떨어지기에,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적어봐야겠다. 차근차근 적어 나가다보면 앞으로의 내 인생도 보이지 않을까란 생각도 든다. 써야하는데... 라는 압박감은 느끼고 싶지 않고 정말 그냥, 술술 써내려가는 정도로 기록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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