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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란 가수를 알게 된 건 꽤 됐다. 방탄조끼를 연상하게 하는 그룹명이 매우 특이했기에 잊을수가 없었다. 그들의 무대는 한번도 보지 않았지만 그들의 노래를 많이 듣곤 했었다. 데뷔곡 No more dream을 듣고 아주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돌의 노래 가사에서 "공무원"이라는 단어를 들을 수 있다니. 그들의 정식 데뷔일은 2013년 6월 13일이라고 한다. 벌써 6년차 가수이다.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빌보드 차트에 올라갔다는 말을 들었을때도 대단하다, 하지만 딱히 관심은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이돌 자체에 관심도 없었을뿐더러 관심을 쏟기에는 내가 너무나도 바빴다. 어찌어찌 그들을 자세히 알기 시작한 건 약 2주 전. 난 도대체 어떻게 그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을까?

그들의 현재 모습은 매우 빛이 난다. 그들을 지지하는 팬들도 매우 많고 하고 다니는 치장 역시 대단하다. 작년 12월에 옮긴 숙소가 82억에 호가하는 한남더힐이라던데. 방탄소년단은 데뷔초부터 그렇게 잘나갔을까? 라는 의문이 들어 찾아보기 시작했다.

아니었다. 그게 아니었다. 정말 바닥부터, 아니 어쩌면 그 아래부터 올라온 친구들이었다. 멤버들의 과거는 충격 그 자체였다. 심한 우울증을 앓고 대인기피증이 있었던 슈가, 연습생 시절 학비를 벌기 위해 새벽에 오토바이 배달을 하다 사고가 나 어깨가 박살났다고 한다. 그 충격으로 그 좋아하던 비보잉도 못하게 됐다고. 어린 나이에 음악을 하겠다고 했을때 집안 말아먹는 놈이라는 좋지 않은 얘기도 수도 없이 들었다고 한다. 열 다섯에 혼자 서울로 상경해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막내 정국 역시 정말 대단해보였다. 어찌 그 어린 나이에 그런 대단한 결단을 내리고 상경할 수 있었을까? 난 그 나이에 뭘했을까? 암흑같던 몇년을 그 아이는 어떻게 버텨냈을까. 너무 어린나이에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터에 그것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고 생각했을텐데.. 그 아이도 데뷔가 무산될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겠지? 그런 생각이 들 땐 그 시기를 어떻게 이겨냈을까? 몇년의 긴 연습생 생활 끝에 데뷔하게 된 7인은 데뷔 후에도 긴 암흑기를 맞았었다. 어느 랩퍼에게 면전에서 욕을 먹기도 했고 어디가서도 무시 당하기 일쑤였다. 한 방에서 장정 일곱명이 같이 자기도 했다고. 데뷔초 숙소를 보면 정말 가관이다. 신발로 꽉 찬 현관, 난잡하고 좁은 주방 등.. 얼마나 괴롭고 비참했을까. 그런 그들이 조금씩 일어서기 시작하더니 이젠 빌보드 스타가 되어버렸다. 정말 칭찬한다.


내가 꼽는 방탄소년단의 성공 이유 첫 번째는 끈기와 자신감이다. 자기가 맞다고 생각하는것을 될 때 까지 밀어붙이는 그 힘. 많은 사람들이 욕하고 손가락질할때 그들은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갔다. 그래, 그들도 많이 두려웠겠지만 똘똘 뭉쳐 이겨냈을것이다. 

두 번째는 소통과 위로이다. 그들은 데뷔 전부터 트위터를 개설하여 팬들과 소통해왔는데 순박하고 소박한 모습들이 많이 담겨있어 팬이 아닌 내가 봐도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자신들에게 상처가 많음에도 불구, 타인을 위로하려 극심히 노력했다는 것은 그들의 노래 가사에서 느낄 수 있다. 시시껄렁한 사랑노래가 아닌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가사와 그에 맞는 절절한 음색. 무한반복하면서 펑펑 울 수 있는 그런 음악을 만들어 온 그들. 방탄소년단은 블로그를 따로 운영하며 각자의 자작곡들을 올려왔는데, 그 노래들의 퀄리티는 정말 정규앨범 저리가라 할 정도로 높다. 정말 대단하다. 사람들에게 크나큰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위로하려 한다는 것이. 그들의 앨범 타이틀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Love yourself, You never walk alone 등.. 뒤늦은 자아의 성찰을 하고 있는 나에겐 듣기만해도, 보기만해도 가슴이 찡해지는 문장이다. 제이홉을 볼때면 정말 큰 위로를 많이 받는다. 정말 항상 웃고 있는 그 친구. 이름답게 희망전도사인듯싶다. 그가 웃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게 같이 웃게 된다는... 리더 RM은 말로, 글로 사람을 울리는 재주가 있다. 그가 가끔 올리는 트위터나 방송 인터뷰 내용을 보면 팬이 아닌 나도 찡하게 된다. 어찌 말을 그렇게 예쁘게 하는지.. 학원에서 배웠니. 영어도 어쩜 그리 잘하는지... 

세 번째는 겸손함이다. 그들이 연습벌레인것은 매우 유명하다. 아이돌 중 연습 하지 않는 사람 없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타인이 혀를 내두를정도로 연습을 한다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믿을법도 한데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의 소신을 지켜나간다. 지민의 경우 현대무용으로 고등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할정도로 춤에 소질이 있는데도, 정말 관절이 빠져라 열심히 연습한다고 한다. 뷔는 가장 잘생긴 얼굴 1위에 뽑힐정도로 훤칠한 외모를 가졌는데 자신이 잘생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는 얘기가 있다. 아니.. 뭐지요... 

네 번째는 인성이다. 인성은 논하기가 참 어려운 주제이긴하다. 맘 먹고 연기를 한 걸수도 있으니까. 참 근데 이 친구들은 마음에서 우러나는게 보인다. 맏형 진, 그의 눈빛은 정말.. 소의 눈 같다. 하하. 그만큼 순박하다. 순박하여 어색하진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걸수도. 그에게서는 감사의 마음이 잘 느껴진다. 데뷔 6년차 아이돌이 되었는데도 항상 90도로 폴더인사를 하고, 동생들이 맘 먹고 놀려도 그냥 허허 웃고마는 그. 

다섯번째는 무대와 무대 뒤의 갭. 무대에서는 다 씹어먹을듯한 그런 눈빛을 하면서 카메라가 꺼지면 어찌 그리 순박해지는지... 장난은 어쩜 그리 잘 치는지. 동네 동생들같다. 하지만 현실은 빌보드 스타라는거...


공부를 하다 그냥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이들의 성공의 이유가 뭘까. 그래서 그냥 끄적여봤다. 방탄소년단 앞으로 흥해라. 더 성공해라. 너희 말대로 아무도 따라잡지 못하는 곳으로 올라가버려라. 우주 뿌셔라. 난 극단적 팬은 아니지만 그냥 항상 응원할게. 거 참 내가 이런글을 쓰다니 쩜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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